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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쟁이 발리댁/발리 이야기

아들의 첫번째 힌두교 의식

by 발리댁 2012. 11. 29.

 

 

간만에 예전 사진들을 둘러보다가 아들이 태어나고 나서 우빠짜라(upacara, 종교 행사) 한 사진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발리족들은 태어나면서 부터 힌두교 의식을 받기 시작해서 죽을 때까지,,사는 동안 정말 수많은 의식을 치루게 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옛날에는 의학이 발달되지 않아 아이들이 10살 되기 전에 많이 죽었기 때문에, 악귀를 몰아내는 의미로 10살 때까지 매년 생일 때마다 수수팥떡을 했었다고 하죠.

발리족들도 신의 힘으로, 그리고 그들의 기도의 힘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평안함을 오래토록 유지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어쨰든, 길거리에서 기도를 올리거나 사원에서 의식을 치루는 것은 발리 어디서나 자주 볼 수 있지만, 이렇게 각 가정내에서 행해지는 의식은 보시기 힘들 것 같아 한번 올려 봅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1개월 7일째 되는 날 첫번째 힌두 의식을 치룬다고 합니다.

그것을 "1-bulan-7-hari" 발리말로는...요건 넘 어렵다고 갈쳐주질 않네요..-.-

그리고 3개월째 되는 날 "3 bulanan", 발리 말로 삼부탄(Sambutan)을 합니다.

삼부탄으로 부터 3개월이 지나면, 즉 태어나서 6개월이 되면 오또난(Otonan)을 하게 되는데,

이후 매 6개월 마다 두번의 오또난을 더 하게 되요.

이렇게 5번의 의식까지는 제사장도 부르고, 친척 친구 모두 불러서 크게 한다고 합니다.

그 후에는 5살이 될 때까지 매 6개월 마다 가정에서 식구들끼리 조그맣게 의식을 한 후, 5세 이후에는 1년에 한번 생일만 챙겨 주면 된다고~~

 

 

우리 아들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3개월쯤 후에 발리에 가서 의식을 받은 것이랍니다~.

의식을 제 때 치루지 못했다면 소급해서라도 꼭 치룬다고 해요  

그래서 한번에 "1-bulan-7-hari" 와 삼부탄을 함께 받았답니다.

 

 

 

 

행사가 있는 집은 마당에 천막을 치고, 그 아래에 가믈란(gamelan)  연주대가 자리를 잡습니다.

의식을 하는 내내 "띵똥 띵땅~~똥띵 똥땅~" 계속 쳐댑니다...정말 시끄럽습니다...

 

 

쨔잔~~~ 할머니와 함께 전통옷을 입고 나타난 아들님!

 기분이 좋지 않더니, 의식 시작도 하기 전에 저렇게 잠이 들어 버립니다~

 

 

제법 크게 하는 의식이기 때문에 반탄도 많이 만들고 과일, 과자, 떡 등을 많이 사다 준비했죠?

한번 행사할 때 마다 허리가 휩니다.... 

 

 

의식이 시작되면, 제사장님(pemangku)과 함께 자기네 집의 사원에서부터 식을 진행합니다.

제사장이 주는 성수(...진짜??...)를 아이에게도 먹여주고요,,

(사실, 이부분은 짧은 시간 맘속으로 상당히 고민했다는...그냥 물을 아이에게 먹여도 될까....

아쿠아가 아니면 어쩌지...등등.. )

 

 

그리고 나면, 아이의 엄마가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려야 한대요~

전 무슨 기도했냐구요?? 울 아들 건강하고 씩씩하고 착하게 자라게 해주시옵고~~

걍 한국말로 했슴돠~ 힌두신님도 다 알아 들으셨으리라 믿어용~~~~ㅎㅎㅎ

 

보통 기도할 때 각자 앞에 차낭과 향을 놓아요. 차낭 안에 든 꽃을 골라 두 손 사이에 끼고, 손을 이마 정도까지 올린 다음 기도를 합니다. 한번 기도 올린 후 그 꽃은 내려놓고, 다시 다른 꽃을 들고 다시 한번,,,이렇게 세번 기도하는게 보통이에요~
 

 

 제가 기도를 마치면, 다시 제사장님께서 성수를 주십니다. 아이에게 먹인 후, 나머진 제 머리위로.....ㅜㅜ

 

사원에서 첫번째 의식이 끝나면, 음식과 반탄 등을 마련해 놓은 곳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3개월까지의 의식에는 저기 매달려 있는 아기 침대도 갖다 놓아요...의식이 끝나고 잠깐 아이를 저 침대에 뉘여 놓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의식 시작하기 전에 온갖 금붙이, 은붙이를 채워 줍니다. 아이가 나중에 부자가 되길 기원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사실,,다른 사람들에게 과시용으로 과하게 하는 모습들도 많습니다...

저는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아 반지와 목걸이만 샀는데,,나머지 것들을 신랑이 구해왔다는..

 

 

이 의식때는 가믈란 음악이 진짜~~~~~~~시끄러워요..그래서 아들도 놀라고..

 

바로 앞에서 연주하는데다, 제사장이 종을 들고 계속 혼자 기도 올리시는데 그때 음악을 연주해 드려야 하나봐요...

제사장의 기도문이 끝나면 아이 양팔에 꽃과 장수를 기원하는 실을 묶어 줍니다.

(아놔,,끝에 사진...아들은 괴로운데, 왜 저는 저 표정에 자꾸 웃음이 날까요?? ㅋㅋㅋㅋ)


 

자, 이제 의식이 모두 끝나고 이마에 쌀도 얻어 붙인 아들님.

가믈란 음악도 그치니 이제 좀 기분이 좋아졌나 봅니다~

침대에 뉘여 몇번 흔들 흔들 해주고, 꽃 좋아하는 발리족들처럼 양 귀에 꽃도 꽂아서 치~~~~즈


 

 친척, 친지, 아빠 친구, 동네 주민까지....모두 와서 축하해 주네요~

 

 

그건 고마운데,,발리족 남자들은 아직까지도 담배를 엄청 피워댑니다!!

주변에 아이들이 있어도 아랑곳 않으니 원.... 애 엄마들도 머라 하는 사람 하나 없구...휴우,,

이건 정말 불만이라고요!!!

 

 

 제사장 도우미 아주머니께서 제삿상에 차려져 있던 바비 굴링의 목을 쳐서 내어주면, 남자들이 모여서 부위별로 분류를 합니다.

껍데기는 껍데기대로, 살은 살대로, 내장은 내장대로,,,,


 

이제 젊은 남자들은 모여서 바비 굴링 손질을 하면, 여자들은 제삿상을 치우고 정리를 합니다.

어르신들은 이렇게 아들님을 아껴주고 계시네요~~

 

 

저는 대체로 발리족들을 좋아하고, 그들의 힌두교도 막돼먹지 않아서() 존중하고 인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형편에 비해 쓸데없이 의식을 크게 하고 싶어 하는 욕심,,그리고 너무 자주 하는 큰 행사..들은 "시월드의 못마땅한 전통"으로 느껴질 때가 많은 것도 사실이랍니다...

에구~ 며느리의 한탄이라구요??    ㅎㅎ

 

 

 

 

어떠셨어요?? 보는 재미 있으셨나요? 

다음엔, 아들님의 1년때 의식을 소개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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